겉보기엔 디자인 밋밋 '성냥갑', 살아보면 채광·통풍 '성능 갑'…다시 뜨는 판상형 아파트

입력 2015-07-31 19:05  

실수요자들이 바꾸는 주택 트렌드

같은 단지·면적인데…판상형·타워형 따라 청약 경쟁률 극과 극



[ 김진수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사는 주부 A씨는 남편에게 새로 지어진 일반 아파트로 이사하자고 조르고 있다. 처음 입주할 땐 호텔 같은 외관과 상가 등 많은 편의시설이 좋았지만 계속 살다보니 탑상형(타워형) 아파트의 불편한 점이 적지 않아서다. A씨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초고층의 매력에 반해 집을 구매했지만 살아보니 문제점이 있었다”며 “통풍이 잘 안 돼 요리를 하면 냄새가 잘 빠지지 않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고 말했다.

화려한 외관과 뛰어난 조망권을 앞세운 ‘ㅁ자’ 건물 형태의 탑상형 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집을 투자 목적보다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는 수요자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통풍과 환기에 유리한 ‘一자’ 형태의 판상형 아파트 장점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판상형 아파트의 재발견

2000년대 들어 아파트 디자인이 중시되면서 다양한 외관 설계가 가능한 탑상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목동 하이페리온,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등이 대표적이다. 탑상형 아파트는 초고층 설계와 세련된 외관에 힘입어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한 개 층에 3~4가구를 둥글게 배치하는 방식 때문에 남향 가구가 일부에 그치고 통풍이 잘 되지 않는 등의 단점이 있다. 또 밀폐형 유리 외벽으로 설계돼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판상형 구조는 탑상형에 비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4베이(방 3칸과 거실 전면향 배치) 평면을 도입하기에 적합하다. 이 때문에 같은 단지 내 같은 면적의 아파트라도 판상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더 높다. 대우건설이 지난 6월 경기 용인시 구갈동 기흥역세권 3-2블록에서 분양한 ‘기흥역 센트럴 푸르지오’는 판상형인 84㎡A1의 1순위 청약 경쟁률(56.11 대 1)이 탑상형인 84㎡B1(2.31 대 1)보다 크게 높았다. 건설회사들은 한 개 동에 더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는 탑상형을 선호하지만 수요자 선호도는 판상형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허용 용적률을 최대한 적용하기 위해 탑상형 구조가 많이 나왔으나 최근 택지지구 등에서는 판상형 구조에 층수 조정 등을 통해 변화를 준다”고 말했다.

○판상형 아파트 공급 잇따라

호반건설이 최근 경기 화성시에 선보인 ‘동탄2신도시 호반베르디?5차’는 전용 53㎡ 746가구로 이뤄져 있다. 전체 가구 중 판상형 비중이 88%로 높아 소형 평형임에도 4베이 설계를 적용할 수 있었다. 팬트리(식품저장고)와 가변형 벽체 등으로 공간 활용도도 높였다.

부산 주택업체인 동일은 경기 고양시 원흥지구 A7블록에 짓는 ‘고양 원흥 동일스위트’ 1257가구(전용 84㎡)를 모두 4베이에 판상형 구조를 도입했다. 일조권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향 위주로 배치했다.

대림산업이 이달 인천 도화지구에 선보일 기업형 임대주택(뉴 스테이) ‘e편한세상 도화’(2653가구)도 전체의 97%를 판상형으로 배치했다. 역시 남향 위주의 4베이 구조를 적용한다. 홍록희 대림산업 팀장은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전월세 주택이어서 판상형으로 설계하는 등 삶의 편의성을 최대한 반영해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이달 부산 동래구 낙민동에 공급할 ‘동래 꿈에그린’도 모든 가구 남향 위주 배치, 4베이 설계, 판상형 등의 최근 설계 트렌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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